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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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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23 12:06 조회3,6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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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큼 내렸던 비에 초목이 계절의 변이를 드러낸 칠월
비 온 뒤의 대기는 시리도록 투명합니다.
대지의 운기와 포근하고 발랄한 생기 속에 앞산 허리가 부러질 듯 다가옵니다.
비를 맞고 앵돌아졌던 개울가 돌나물의 노란 꽃도
옥빛 물을 거스르며 실시간으로 핍니다.
머리를 무릎 사이에 파묻고 비를 긋던 애호박도
꽃분을 바르고 몸단장을 했습니다.
고깔제비꽃의 씨방 주머니는 더욱 건강하고 탱탱합니다.
세 조각의 씨방 꼬투리가 산포해 나가는 비상 거리에
오갈을 타듯 기세가 숙져 있던 그령의 콧대도 금세 뻐세어졌습니다.
거름 탐이 드센 고추도 땅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많이도 열렸습니다.
님들의 여름 입맛을 돋울 겁니다.

물거울에 마을 전체가 실물로 전사되어 얼비치는 바닷가
무릎까지 초록을 받쳐 입고 종아리를 드러낸 후박나무 잎새의 피막에서
무수한 빛의 파장이 만들어집니다.
어깨에 묻은 또록한 눈매의 이슬을 툭툭 털어낸 포엽 사이로
연둣빛 어린잎이 마구마구 고개를 내미는 뒷산.
무성한 잎을 뒤채며 바람의 보법을 넘어서는 칡넝쿨의 궤적이
힘줄처럼 도드라진 언덕
꽃잎의 페이지를 넘기던 한 마리 벌이 호박꽃에 앉아 수분을 합니다.
꽃잎이 하르르 떨립니다.
제 속에 잠든 누군가를 깨우기 위해
제 속에 들앉은 누군가를 불러내기 위한 꽃과 벌의 사랑.
꽃을 밀어내느라 허리를 뒤틀며 안간힘 다하는 한 잎 사랑과 두 잎의 입맞춤.
그 접점에서 맺어지는 열매.
사랑을 만들지 못해 미쳐가는 소설속 외사랑 소녀의
아늑한 살내가 거기까지 나직이 일렁입니다.

적요속에 어둠이 내리고
줄지어 늘어선 건너마을의 가로등이 바다속에 켠 촛불 같습니다.
저 촛불에 마음을 얹어 겸허한 저녁기도를 함께 올립니다.
카올린 펜션에 들러 가시는 모든 분들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고
늘 따뜻한, 늘 촉촉한 사랑의 시간을
나의 주님 허락하소서!!
카올린펜션을 매개로 만나지는 이 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더 바르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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