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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지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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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23 12:05 조회7,43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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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푸른 허파가
야성의 더운 숨을 내쉬듯한 따뜻한 봄날.
돌덩이에도 봄이 스미고,
나무에도 물이 오르는.
생목이 마지막 숨을 몰아 새순을 틔우는 곳
산과 바다의 조화로움에 경이감 마저 드는 그곳.

맨살의 아린 추억 끝에 간신히 살아남은 생강나무도
생니를 드러내는 생동의 봄.
동굴 속 벽화에서 빠져나온 원시의 시간들이
흙살을 비집고 꿈틀거리던 그곳.
바다가 펼쳐 있어 산이 더욱 우람한.
산이 버티고 있어 바다가 더욱 푸른
공고지.

햇살을 아우르며 깔깔거리는 수선화천지.
종려나무 숲 사잇길따라 쌓인 눈처럼
소담하게 핀 하얀 설유화의 매혹에 푹 빠져 보세요.
비탈길 따라 피빛 반란을 일으키는
동백터널의 낙화는 걸음을 머뭇거리게 할겁니다.

우리의 삶과 원혼을 해원시키는 봄.
내 몸 숨길 오두막집 한 채 같은 매화 봉오리가
봄을 제 안에 점등하며 꽃불을 켜고 기다립디다.
여윈 가지에 매달린 스스로의 가난에 순명해
전신이 가렵도록 꽃을 틔우는 홍매의 격정앞에
말을 삼키고 눈을 감았습니다.

이 봄 홍매보다 붉은 가슴 될 겁니다.
애써 말을 삼키고 움직임을 멈추게 될겁니다.
햇살도 묻지 않을 하루동안의 궤적을.
떠나오는 마음들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으렵니다.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

가을 언덕의 바람내음 같기도 하고
봄산에서 나는 흙내음 같기도 하던
그 묘한 느낌의
행간을 따라 조금 멀긴 하지만 다녀 가세요.
아마 그대로 자연에 감전사하고 싶었던게
저만의 봄날의 충동만은 아닐겁니다.


바베큐해서 상추에 싸서 먼저 내 입에 넣어주던
그 마음.
맛있는 식혜, 따뜻함이 남아있던 쑥설기.
접시에 예쁘게 차려 담아
내앞에 내밀던 그 손의 온기에 오래 위로받으며
이 삶을 축복으로 여기겠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많이 배우고 깨치며 삽니다.
이 아름다운 봄
카올린에 다녀가시는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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