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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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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1-23 12:01 조회4,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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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를 끝내고
거울앞에 앉은 여인처럼
아침산은
차분하고 다소곳합니다.
물기를 걷어내고
분단장을 하려할때의 그 설레임을
아는지
나무는 가늘게 떨고 있습니다.
풋풋한 냄새.
오월로 접어드는 초록의 싱싱함이
눈닿는데까지 따라옵니다.
굳이 '신록예찬'이 아니더라도
참 좋은 계절입니다.
출발선을 떠나 서서히 스피드를 내고 있는
머뭇거림도 뒤돌아봄도 없이
오직 앞만 보고 달리는
전력질주.

문득
제 인생의 오월은 어디쯤인지
가늠해봅니다.
여기 어디쯤이라면
전 지금 잘못살고 있는것이 아닌지.
전력질주.
무얼,어딜보고 달려야하는지요.
바라건데
마음도 몸도 건강한 삶을 우리 가족이 살아내는것.
그런데 자꾸 자신이 없어집니다.
각자의 삶에 바빠서 정녕
중요한걸 놓치고 있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어서 이 기분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지고 싶습니다.
지금 오늘 이 아침 만큼은
예전처럼 우리가족 여행하고 싶은 간절함이
전부입니다.
각자의 소소한 일상 다 내려놓고.
그렇다고 책임회피는 안합니다.
각자 성실하게 주어진 자기 길을 가지만
그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시기.
분명히 있겠죠.
남편도 아이들도 저도요.
그날을 기다리는 겁니다.
그날을 위해 전력 질주 해야하는것이죠.

오월
이좋은 계절에
그만 우울해야겠습니다.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나
호흡을 가다듬고 뛰어볼께요.
포기하진 않을겁니다.
지켜보고 바라보는 눈.
그 눈을 감지 마세요.
엄마는 자식을
제대로 바로 키우는게
삶의 전부랬는데...
전 지금 그 중요한 문제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봐주는일.
믿고 기다려주는 일이
너무 힘이 듭니다.
출구는 있지만
제힘으론 나가진 못합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이 일을 사랑하고
이 사랑의 바탕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 한번 내리고 나면 더욱 푸르지는 오월 산하.
아름답습니다.
이 아침
온몸으로 말하는 초록의 은유를
가슴으로 읽어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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